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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영변호사의 법률산책-대항력있는 임대차와 신의성실원칙]
황은영 변호사 | 입력 2017-02-1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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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소위 부동산 전문가로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어느 날 법원에서 중개사무소를 비우고 나가달라는 소장이 날라왔다. 그 전후사정은 다음과 같다.

 

1) A씨는 **상가를 당시 소유자인 B회사로부터 임차하여 사업장소재지로 하여 사업자등록을 하고,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중간에 보증금도 증액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바 있고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도 받았다.

 

2) 그 후 B회사는 C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위 상가에 근저당권을 설정해주었는데, 당시 A는 B회사의 부탁으로 C은행에 대하여 ‘이 사건 상가에 무상거주함을 확인하고, 만일 기재 내용과 실제가 상이하여 발생되는 손해에 대하여 전적으로 민ㆍ형사상 책임을 질 것을 확약한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해 주었다.

 

3) C은행은 그 후 B회사로부터 대출원리금을 변제하지 못하자, 위 상가에 관하여 임의경매신청을 하여, 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졌다.

 

 

4) 위 임의경매절차에서 집행관이 작성하여 경매법원에 제출한 현황조사서에는, A가 등록사항 등의 현황서상 등재자이고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은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5) C은행은 경매절차에서 A의 배당 및 권리 자격을 제외해 달라는 취지의 권리(임차인)배제신청서에 A가 작성한 무상거주확인서를 첨부하여 경매법원에 제출하였다.

 

6) D는 위 경매절차에서 최고가 매수신고인이 되어 매각허가결정을 받고 대금을 납부한 후, 위 상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에 의해 새 소유주가 된 D가 A에 대해 위 상가에서 나가달라는 건물명도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A는 보증금을 받아야 나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 A는 보증금을 받아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대항력 등)

① 임대차는 그 등기가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건물의 인도와 「부가가치세법」 제5조, 「소득세법」 제168조 또는 「법인세법」 제111조에 따른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 그 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

② 임차건물의 양수인(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포함한다)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

③ 이 법에 따라 임대차의 목적이 된 건물이 매매 또는 경매의 목적물이 된 경우에는 「민법」 제575조제1항·제3항 및 제578조를 준용한다.

④ 제3항의 경우에는 「민법」 제536조를 준용한다.

 

부동산전문가인 A씨는 당연히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규정에 의해 자신은 대항력있는 임차인이므로 나가더라도 보증금을 반환받음과 동시에 나갈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위 사례에서 경매로 위 상가를 낙찰받은 D가 승계한 전 소유주와 A의 임대차계약상 임대기간은 도과한 것으로 간주한다). 당연히 A는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위 상가건물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하여 왔고 확정일자도 받은 “대항력 있는 임차인”으로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의해 보호받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문제는 자신이 작성하여 준 ‘무상임차확인서’가 자신의 발목을 잡은 것. 아무리 경매절차상 대항력있는 임차인으로 현황조사서에 등재되어 있더라도 자신이 작성하여 준 ‘무상임차확인서’가 제출되어 이를 신뢰하여 새로운 매수인 D가 낙찰받은 상황에서 그에 반하여 “내가 돌려받을 보증금이 있소”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민법의 일반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 소위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고 하여 대법원은 A의 주장을 받아주지 않았다.

 

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6다228215 판결[건물명도]

 

근저당권자가 담보로 제공된 건물에 대한 담보가치를 조사할 당시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 임대차 사실을 부인하고 건물에 관하여 임차인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무상임대차 확인서를 작성해 주었고, 그 후 개시된 경매절차에 무상임대차 확인서가 제출되어 매수인이 확인서의 내용을 신뢰하여 매수신청금액을 결정하는 경우와 같이, 임차인이 작성한 무상임대차 확인서에서 비롯된 매수인의 신뢰가 매각절차에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비록 매각물건명세서 등에 건물에 대항력 있는 임대차 관계가 존재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었더라도 임차인이 제3자인 매수인의 건물인도청구에 대하여 대항력 있는 임대차를 주장하여 임차보증금반환과의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는 것은 금반언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아마도 A는 위 소송에서 B회사의 부탁으로 호의로 허위의 ‘무상임차확인서’를 작성하여 준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B회사에 대하여 차임을 지급한 내역 등을 증거로 제출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설령 A가 작성한 확인서가 허위이고 실질은 유상 임대차였다 하더라도 대법원의 판단을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민법은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에 대하여도 다음과 같이 선의의 제삼자에게는 주장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법 제108조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

①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는 무효로 한다.

②전항의 의사표시의 무효는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법은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인정해주지 않는다. 법률적인 문제로 많은 상담을 하다보면 의외로 자신이 서명하거나 날인한 문서에 대해 부인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내가 만취해있거나 잠들어 있거나 소위 정신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 나의 손을 가져다 서명 또는 날인을 한 것이 아니라면 그 문서의 효력은 내 책임 하에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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