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롯데 스타트…지주사 체제로 투명한 책임경영 나선다

김병철 변호사

입력 2017.10.12 17: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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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12일 서울 잠실 시그니엘서울에서 열린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넷째)이 이원준 롯데 유통BU장, 송용덕 롯데 호텔BU장,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 이재혁 롯데 식품BU장, 허수영 롯데 화학BU장(왼쪽부터)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 = 롯데지주]
국내 재계 순위 5위인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공식 전환했다.

이로써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롯데는 복잡한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2015년부터 추진해온 지배구조 재편 작업을 일단락 짓고 새롭게 출발한다. 특히 지주회사 체제를 통해 신동빈 회장의 '원톱' 구도가 더욱 확고해지면서 2년여간 지속됐던 형제간 경영권 분쟁도 사실상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12일 모태회사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4개 상장 계열사의 투자부문이 합병된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이날 롯데지주 출범식에 참석해 "롯데지주 출범은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새로운 기업가치를 창조해 나갈 롯데의 비전을 알리는 시작"이라며 "향후 롯데그룹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지주는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뒤 롯데제과 투자부문이 나머지 3개사의 투자부문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분할 합병 비율은 롯데제과 1을 기준으로 롯데쇼핑 1.14, 롯데칠성음료 8.23, 롯데푸드 1.78이다. 롯데지주 자산은 6조3576억원, 자본금은 4조8861억원 규모다.

롯데지주에 편입되는 자회사는 총 42개이며 해외 자회사를 포함할 경우 138개사가 된다. 롯데는 앞으로 공개매수, 분할 합병, 지분 매입 등의 방식으로 편입 계열사를 7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2∼3년 뒤에는 화학과 관광 계열사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호텔롯데의 상장과 추가 분할 합병 등을 거쳐 보다 완전한 모습의 그룹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잡했던 지배구조도 대폭 정리됐다. 이번 지주 출범으로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고리는 기존 50개에서 13개로 줄어든다. 거미줄처럼 얽힌 순환출자 고리가 크게 단순화된 셈이다.

2014년 6월 75만개에 달했던 순환출자고리가 해소되면서 지배구조가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이봉철 재무혁신실장은 "IMF 외환위기 이후 그룹이 급속히 성장해 나가면서 복잡한 지분 구조가 만들어졌지만 네 차례에 걸친 순환출자고리 해소로 앞으로 7개 고리만 풀면 순환출자는 완전 해소된다"고 말했다. 롯데지주는 가치경영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 등 6개실 17개팀으로 구성되며 전체 임직원은 170여 명 규모로 출범한다.

특히 이번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신 회장의 롯데그룹 경영권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은 13.0%에 달한다. 반면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지분은 0.3%, 일본롯데홀딩스의 롯데지주 지분은 4.5%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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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엽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은 "지주사 출범 과정을 통해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이 확고하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지주사 출범 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을 통해 지분 대부분을 정리해 지분관계로 보면 경영권 분쟁은 이미 판가름 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지주는 이날 첫 이사회를 열어 신 회장과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사장), 이봉철 경영혁신실 재무혁신팀장(부사장) 등 3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롯데지주 대표이사는 신 회장과 황 사장이 공동으로 맡는다.

사외이사진은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권오곤 국제형사재판소 당사국총회 의장, 곽수근·김병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등 4명으로 구성됐다.

그동안 그룹 내에서 사실상 2인자 역할을 수행해온 황 사장이 그룹 총수와 함께 공식적으로 지주사를 이끌게 된 것이다. 황 사장이 롯데그룹 내에서 공식적인 회사 대표이사를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지주는 이날 새로운 기업이미지(CI)도 발표했다. CI에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롯데그룹이 정한 비전인 '라이프 타임 밸류 크리에이터(고객 전 생에 걸쳐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뜻)'의 의미를 담았다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월드몰 용지 모양을 본뜬 둥근 마름모꼴에 롯데를 상징하는 알파벳 'L'을 소문자로 쓴 형태다.

새로운 심벌마크의 좌측 하단 점은 고객의 '삶의 시작'을, 연속되는 선은 롯데와 더불어 풍요롭게 흐르는 '삶의 여정'을 표현한다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곡선의 형태는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속 여주인공인 '샤롯테'의 사랑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지주는 지주회사가 별도 사업 없이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관리하는 순수지주회사로 출범한다.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평가와 업무지원을 주 업무로 하고, 중장기적으로 그룹의 미래사업이 될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게 된다. 특히 미래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신흥시장 식품업체나 호텔 등 다양한 부문의 해외 사업체를 눈여겨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지주 출범으로 주주 중심의 경영문화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간 지배구조가 불투명해 저평가됐던 기업가치에 대해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재평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롯데는 지난 8월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4개 회사의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이고, 중간 배당도 적극 검토할 계획을 밝히는 등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해 왔다. 롯데 측은 "시장에서 재평가가 이뤄지면 상당 폭의 주가 상승도 예상된다"고 봤다.

한편 롯데지주의 주 수입원은 배당금과 브랜드 수수료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수수료는 각 회사의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의 0.15% 수준이다.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이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주회사 출범은 국민에게 '변화하고 혁신하는 롯데'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것을 실현하는 본격적인 첫걸음"이라며 "2007년 일본에서 (지주회사 격인) 일본롯데홀딩스를 만든 신격호 총괄회장도 롯데의 (한국) 지주회사 체제 구축 소식을 들으면 대단히 기뻐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 /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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