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LNG 선박 우리가 다 붙입니다"

김병철 변호사

입력 2017.11.14 17: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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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기, 세계로 날다 / 산업용접착제 강자 유니테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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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이성호 유니테크 회장이 자사 접착제를 소개하고 있다. [송민근 기자]
"현대자동차의 대표작 '포니2'를 생산할 때부터 접착제를 만들었으니까 벌써 35년이나 됐네요."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유니테크는 차량과 선박에 녹아들어 전 세계를 누비는 강소기업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에 쓰이는 접착제의 글로벌 점유율이 95%에 달하고, 자동차용 접착제와 흡음재 기술력도 유럽 등에서 인정받고 있다.

1999년 회사를 설립한 이성호 회장은 국내 산업용 접착제 1세대 기술자로 통한다. 그는 "창업 당시 IMF 위기 여파로 경제가 어려웠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아 현대·기아차에 납품할 수 있었다"며 "지금은 한국지엠과 쌍용에도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니테크는 국내 자동차 제조용 접착제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LNG선박 건조에 사용되는 접착제는 2000년대 이전까지 100% 수입에 의존했다. 이 회장은 2005년 개발에 나서 국내 처음으로 선박용 접착제 상용화에 성공했다. 영하 163도의 극한 환경에서도 접착력을 유지하며 30년 이상 내구성을 유지하는 등 품질이 뛰어나 현재 국내 조선 3사에서 사용하는 물량을 전부 담당하고 있다.

이 회장은 "LNG선박은 모든 부위를 용접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대체하기 위해 고성능의 접착제가 필요하다"며 "LNG선박 한 대를 만들 때 200t의 접착제가 필요한데, 올해에만 5000t 이상의 접착제를 납품했다"고 설명했다. 유니테크는 일본의 이마바리조선을 비롯해 해외의 다양한 조선소에 접착제를 납품하고 있으며, 중국의 조선소에서도 유니테크 접착제 사용을 검토 중이다. 산업용 접착제는 일반인에게 생소하지만 이미 우리 일상생활에 깊이 침투해 있다. 일반 차량 대부분이 용접과 접착제를 같이 사용해 생산되고 있어 갈수록 사용 범위가 넓어질 전망이다.

이 회장은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차체 경량화가 핵심 기술로 꼽힌다"며 "플라스틱·알루미늄을 비롯해 다양한 소재를 붙일 때는 용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접착제 사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화학물질에 대해 거부감이 크지만 화학물질관리법 등 관련 법규를 준수하며 생산했기에 안전성 우려도 작다"고 덧붙였다.

유니테크는 세계 각지에도 공장과 연구소를 두고 있다. 2년 전 독일 뒤셀도르프에 설립한 연구소에서는 현지인들이 연구를 하고 있으며,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방문하기도 했다. 슬로바키아 현지법인은 1만평 용지의 공장을 두고 있으며, 중국 창춘에 생산 공장을, 터키에는 물류 창고를 두고 있다. 지난해 수출액만 176억원을 기록해 매출의 27%에 이른다.

이 회장은 "차량용 접착제 시장 규모는 연간 27억달러에 달해 미래 먹거리 차원에서 진출을 가속할 계획"이라며 "지금은 세계 점유율이 약 2%지만 독일 제조사와 협력을 통해 납품을 성사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니테크는 품질 관리를 위해 스마트공장도 구축했다. 2011년 전사적자원관리(ERP)를 도입했고, 지난해에는 5억원 이상 투자해 실시간공정관리시스템(MES)을 구축했다. 올해는 산업단지공단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에 지원해 원재료에 바코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올해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KICOX 글로벌 선도기업'에 선정됐다.

이 회장은 "접착제는 제품별로 항온·항습이 중요하고 불순물 없이 원하는 순도를 유지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고 실시간으로 공정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재료를 자동으로 투입하는 설비를 운영 중이며, 이를 통해 작업장 효율을 높이고 근로자 만족도도 높였다. 유니테크는 전차가 강을 건널 때 필요한 밀봉제를 개발하기도 했다. 전차가 강을 건널 때 중요 부위 침습을 막기 위해 바른 뒤 도강이 끝나면 떼어내는 제품이다. 기존에는 미국과 러시아에서 전량 수입하던 제품을 자체 개발해 올해 12월까지 납품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발포성 물질과 접착제 노하우를 활용해 국산화한 기술"이라며 "방위사업청과 협력해 제품을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사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인재가 다니기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업체는 지난해 기준 매출 650억원에 영업이익 100억원을 올렸다.

[안산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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