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지주사 완성·해외사업 암초…황각규 부회장 주도 비상경영

김병철 변호사

입력 2018.02.13 20: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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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법정구속…롯데 사상초유 총수 부재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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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창립 51년 만에 총수 구속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로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총수 구속으로 재계 5위 그룹의 경영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투명경영을 앞세워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던 '뉴롯데' 쇄신도 암초에 부딪쳤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는 신 회장의 뇌물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1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추징금 70억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신 회장은 14일 63번째 생일을 구치소에서 맞게 됐다.

롯데그룹 임직원들은 이날 예상치 못한 결과로 충격에 휩싸였다. 롯데 관계자는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라 참담하다"며 "재판 과정에서 증거를 통해 무죄를 소명했으나 인정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 측은 "국민께 약속한 호텔롯데 상장, 지주회사 완성, 투자·고용 확대 등 산적한 현안을 앞두고 큰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된다"며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해 임직원, 고객, 주주 등 이해관계자를 안심시키겠다"고 말했다.

롯데 측은 "판결문을 송달받는 대로 판결 취지를 검토한 후 변호인 등과 협의해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롯데 측은 앞서 2015년 11월 면세점 업계 1위 업체로 경쟁력을 갖춘 잠실면세점(월드타워점)이 특허 경쟁에서 한 차례 탈락했기 때문에 특혜라고 볼 수 없고, 서울 신규 면세점 추가 승인 가능성을 정부가 언급한 시점은 2016년 초로, 신 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간 독대(3월 14일)보다 앞선 시점이었다는 주장을 견지해왔다.

롯데는 지난달 부회장에 오른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가 주도해 비상경영을 이끈다고는 하지만 국내외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오너 부재가 초래할 부작용이 우려된다. 롯데그룹의 투명한 지배구조 체제가 구축되지 못한 상태에서 일본 롯데와 관계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일본 관례상 일본 롯데홀딩스가 주주총회에서 구속된 신 회장의 대표직 사퇴를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이번 판결로 당장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사업권이 취소될 위기에 봉착했다. 이날 관세청 측은 "충분한 법리 검토를 거쳐 롯데 면세점 특허 취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롯데의 1심 유죄 판결 이유가 된 위법 사항이 관세법상 특허 취소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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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앞으로도 첩첩산중이다. 국내 상황만 보면 최근 감사원이 이명박(MB) 정부 당시 제2롯데월드 건축 허가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 계열사 롯데홈쇼핑도 오는 5월 사업권 만료를 앞두고 재승인 여부가 걸려 있다. 전 롯데홈쇼핑 대표들이 경영 비리 문제로 유죄 판결을 받은 데다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비리까지 연루된 상태다.

롯데그룹은 중국의 사드 보복 충격을 가장 크게 받기도 했다. 공사가 1년째 중단된 중국 선양 롯데타운 건설사업과 중국 롯데마트 매각도 영업 정상화가 안 돼 지연되고 있다. 롯데는 막대한 적자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급기야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철수를 13일 발표했다. 롯데면세점은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을 제외한 탑승동 등 나머지 3개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하고 인천공항공사에 철수 요청 공문을 13일 보냈다. 다음달 인천공항공사 측에서 해지 승인을 받으면 120일간 연장 영업한 후 6월 말께 철수하게 된다.

신 회장이 좀 더 적극적으로 미래 성장동력 기반을 챙길 시기에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국외 투자 진척도 힘들어졌다. 지난해 10월 지주사 출범 이후 올해 1월 순환출자 고리 '제로' 선언을 이행하는 절차도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울러 지주사 체제 완성도 힘들어졌다. 롯데의 관광·화학사업 부문 계열사는 지주사에 편입되지 않았고, 금융 계열사 처리 문제도 남아 있다.

특히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 상장도 한국 롯데의 지배력 강화와 지배구조 완성에 있어 핵심이지만 일본 주주와 소통해야 하는 당사자인 오너 부재로 더욱 불투명해졌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 경영 비리 관련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자마자 일본으로 건너가 롯데그룹 지배력이 강한 일본 롯데 관계자들을 만나 롯데의 비전을 설명하는 작업을 적극 진행했다. 이후 롯데그룹은 신 회장 재판 등으로 지난해 말에 단행하지 못했던 정기 임원인사를 하고 계열사 이사회를 잇달아 열면서 뒤늦게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신 회장은 대한스키협회장으로서 평창동계올림픽 현장에서도 민간 외교사절 역할도 할 수 없게 됐다. 그는 평창올림픽 공식 후원 그룹이자 대한스키협회 회장으로서 평창올림픽 홍보에 매진해왔다. 이날 법원 판결로 신 회장의 대한스키협회장 직무도 정지됐다. 당초 신 회장은 25일 폐막식 때까지 평창 일대에 머무를 예정이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총매출 97조원 규모에 임직원 수만 국내외를 합쳐 총 18만5000명에 달하고, 총 92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5위 그룹이다.

[이한나 기자 /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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