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내놓으라니"…편의점 `상생협약` 진통

김병철 변호사

입력 2018.12.06 17: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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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상승 여파로 타격을 입은 편의점업계가 지난 4일 자율협약 발표에 이어 상생협약을 두고 또다시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 인건비 부담으로 위기에 처한 편의점주들을 지원하기 위해 가맹본부가 상생협약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내년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일부 가맹점주를 중심으로 단체행동까지 하며 추가 압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편의점업계 1위 CU(씨유)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가장 먼저 내년도 상생협약안을 내놓고 전국 가맹점주의 90% 가까이 동의를 얻어냈다.

지난해 상생지원 프로그램을 연장하는 한편 편의점업계 최초로 전국 CU 매장에서 근무하는 점주나 스태프에게 강도상해 발생 시 손해를 보상하는 상해보험을 가입하는 안을 추가한 것이다. 그러나 상생협약 조건에 불만을 가진 CU가맹점주협의회 측은 내년 최저임금 인상분의 50%를 가맹본부가 함께 부담할 것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 가맹 본사들이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유일하게 선제적으로 상생안을 내놓았다"며 "각종 연구개발(R&D)과 미래 투자를 통해 가맹점주들에게 장기적인 수익 증진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벅찬데 최저임금 인상분을 본부더러 부담하라는 비현실적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맹계약을 무시하고 집단행동을 하는 일부 편의점주들 주장을 모두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다른 편의점들도 지난해 어렵게 마련한 상생지원책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추가 혜택 마련이 쉽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

GS25는 경영주 수익 증진을 위한 장기적인 방안 마련에 나섰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세븐일레븐도 상생협약을 가장 늦게 내놓았던 전력이 있는 만큼 신규 내용을 보강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후발 주자 이마트24는 기존 사업모델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뿐 추가 상생협약을 내놓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4일 발표된 자율협약은 편의점 근접 출점 등 과다 경쟁으로 업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지적에 근접 출점을 제한하고, 경영 상황 악화로 폐업 시 영업위약금을 감경 면제해주는 내용을 담았다. CU, GS25, 미니스톱,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6개 편의점업체(전국 편의점의 96%)가 따르기로 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최저임금이 촉발한 경영난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해 편의점 가맹본사인 대기업으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 자율협약으로 미처 해결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앞으로 남은 상생협약을 통해 얻어내라고 가맹점을 부추기는 형국이다.

6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우원식·남인순·이학영 의원 등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들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농성 중인 CU편의점 점주들을 찾았다. CU상생협약비상대책위원회와 CU점포 개설 피해자모임 등은 지난달 23일부터 BGF리테일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가맹사업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사적 계약임을 고려할 때 심판관 역할을 해야 할 공정거래위원장이 본사와 대치하는 가맹점주들을 만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도 '편들기'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점주들과의 간담회에만 참석한 후 일찌감치 자리를 떴다. 우원식 의원 등 민주당 관계자들은 점주들에 이어 CU 본사 임원진을 만나 본사 측 입장도 들었다. 김 위원장은 "법과 자율규약만으로 다룰 수 없는 영역을 규율하려면 본사와 가맹점 간 상생협약의 충실한 이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U 점주 측은 본사 측이 보안서약서 작성 강요를 비롯해 협상 과정에서 압박적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기요금 지원금 등이 실질적인 야간업무 강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고, 위약금에서도 인테리어 잔존가 등이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 신규 출점 시 정보 제공이 인근 매장 일부에만 한정돼 부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한나 기자 /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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