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원 변리사 칼럼] 조직 내의 하마를 경계하라

기사입력 2017-01-0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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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의 하마를 경계하라

 

- 하마(Hippo)는 아프리카의 사파리 가이드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동물이다. 

사자나 코끼리 보다 더 포악하고 무서우며 치명적인 맹수로 여기고 있다고 한다. 

하마는 덩치가 커서 굼떠 보이고 만화 캐릭터 등을 통해 귀여운 이미지로 소개되어 있어 온순하고 친근한 동물로 생각히지 쉽지만, 큰 체구에서 나오는 힘이 엄청나게 세고 성질이 급한데다 화가 났을 때는 시속 50km 정도의 빠른 속도로 달려 사람을 공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하마가 더욱 위험한 것은 사람이 먼저 건드리지 않아도 아무런 이유없이 공격한다는 것이다. 이런 공격성은 종족보전을 위해 자신의 영역을 지키고자 하는 강한 텃세 습성에 기인한다. 매년 하마에게 희생되는 사람의 수가 약 500명 정도로, 사자에 의한 희생의 5배에 해당하고 악어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니, 정말 위함한 맹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참고 : The world's deadliest animal isn't a shark or even a human)

 

 

- 기업의 조직 내에도 하마(HIPPO)가 있다.

HIPPO(Highest Paid Person's Opinion)는 '최고 연봉을 받는 사람의 의견'을 가리킨다. 

이 말은 조나단 로젠버그(Jonathan Rosenberg)가 트위터에 아래 그림을 올리면서 처음 사용하였다. 조나단 로젠버그는 구글의 부사장을 지냈고, 'How Google Works'(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라는 베스트셀러 책을 저술한 사람이다.

조나단 로젠버그는 아프리카의 하마도 위험하지만 회의실 내의 하마 역시 위험하다고 하면서(Hippos are among the most dangerous animals in Africa. Conference rooms too.)하마(HIPPO)가 아닌 데이타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하라(Let data drive decisions, not the Highest Paid Person's Opinion.)고 충고하고 있다. 

이 그림에서도 팀원들이 온갖 데이터에 의해 뒷받침되는 선택안을 제시하지만, 리더인 하마는 데이터를 무시하고 자신의 직관에 따른 결정을 강요하거나 유도하고 있다.

 

 

 

 


- HIPPO의 독단이 험함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이 명백하다.

개인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집단의 지혜를 능가할 수 없다(None of us is as smart as all of us.).

리더의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경직된 조직문화를 가지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하는 기업이나 국가가 존재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 조직은 머잖아 치명적인 실패를 경험하거나 성장의 한계를 직면하게 될 것이다. 

 

회의실에서 직원들이 침묵하는 이유는 장기간 누적된 위계질서 등과 같은 그 조직의 회의 문화에 기인한다. 리더의 생각이 응당 나보다는 옳겠지 라는 막연한 믿음도 문제다. 그런 조직문화는 직권들의 반대의견에 대해 무언으로 억압하거나 사람들의 생각이나 행동을 특정의 방향으로 유도하는 사회적 압력(Social Pressure)으로 정착되어 회의 분위기에 강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사회적 압력은 애빌린 패러독스(Abiline paradox)와 같은 불합리한 결정과 행동을 유발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에빌린 패러독스는 누구나가 원하지 않는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뜻과 상치되는 결정에 동의를 하는 경우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회의실의 사회적 압력을 완화시켜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다음 두 가지를 응용해보라.

 

- 첫째, 타인의 영향을 배제시켜라.

일단 회의실에 자리를 잡은 후에는 아무리 자유롭게 발언을 하라고 강조하여도, 다른 참석자 특히 상관이나 리더 등 HIPPO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들은 평가자이며 승진과 연봉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런 타인의 영향을 최소화시키는 최고의 방법은, 사전에 의견을 집결시키는 것이다. 회의 일정이 잡히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회의의 주제와 기초 정보를 모든 참석자에게 배포한다. 참석자들은 그 주제에 대해 자신의 아이디어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한다. 가능하다면 그 각자의 생각을 한 차례 더 공유하여 자신의 의견을 첨삭할 수 있게 하여도 좋다. 
회의에서는 타인의 영향이 최소화되고 강한 독립성을 가진 참신한 의견들 만으로 생산적인 토론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 방법은 회의 시간을 단축하고 집중력있게 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 회의의 경제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에도 매우 유효하다.

 

- 둘째, '악마의 변호인'을 투입하다.

'악마의 변호인' 혹은 악마의 옹호자는 로마교황청에서 성인을 승인하는 소위 시성 심사를 할 때 오로지 반대의견 만을 내야 하는 의무를 가진 심의관을 가리킨다. 이 악마의 변호인은 자신의 내심적 입장과 상관 없이 무조건 그 심사대상자의 성인 자격에 하자가 있음을 어떤 이유를 들어서든 주장하여야 하는 독특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이러한 '악마의 변호인'에 의한 반대의견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막아주고, 집단사고가 가져올 수 있는 집단 광기 등의 위험을 예방한다. 특히 다수 의견에 맞서는 다양한 반론을 유도함으로써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데 유용하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반대만을 전담하는 팀 소위 레드팀(Red Team)을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잔디 깍는 기계 회사인 토로(TORO)에서는, 회사에서 중요 사안에 대해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그에 대해 철저히 반대되는 관점에서 사안을 분석하는 그야말로 반대전담 팀이 상설적으로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미국의 시트린 그룹(Citrin Group)에서도 'Blocker'(블로커)라는 독특한 직무를 두고 있다. 시트린의 CEO는 '블로커의 임무는 모든 사안에 반대 의견을 내는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이 직무의 도움으로 이슈들에 대해 심각한 토론과 심사숙고가 이루어지게 되어, 모든 사람들의 본능적 직관을 철저히 줄여 항상 경영자와 공감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10th man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브래드 피트 주연의 "월드워 Z"라는 좀비 영화에도 '악마의 변호인'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나온다. 이 영화에서는 전 세계가 좀비 전염병으로 감염되었지만, 유독 이스라엘만이 거대한 성을 만들어 좀비들로부터 바이러스의 전염을 막아 안전 지역을 유지하고 있었다. 브래드 피트는 인류를 구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거기서 "10th Man"(열번째 사람)을 만나 이스라엘이 좀비의 침입을 예방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나는 정부 조직 내의 '열번째 사람'입니다. 나의 임무는 9명이 동일한 의견을 내더라도 어떤 이유를 찾아서든 그것이 틀렸다고 말해야 합니다. 9명 모두가 틀렸을 경우도 대비해야 하니까요."


- 셋째, 반대의견이 없으면 결정 자체를 하지 마라.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의견의 불일치가 없는 상황에서는 결정을 하지 말라'고 했다.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방향은 매우 위험한 방향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의견의 불일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첫째 의사결정자가 조직의 포로가 되는 위험을 예방하며, 둘째 의견 차이의 존재가 대안을 제공할 수 있고, 셋째 반대의견으로부터 상상력을 자극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이 동일한 가치관으로 무장되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우리는 나치 등과 같은 역사를 통해 뼈저리게 경험한 바 있다. 자유로운 반대의견의 허용은 개인의 독단이나 중우적 결정을 방지하여 조직 붕괴의 위험을 예방한다. 그리고 찬반의 활발한 토론을 통해 하고 조직원의 상상력을 극대화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어 기업의 건강한 성장을 보장하는 매우 필수적인 문화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대안은 존재한다.



 

특허상표 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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