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 설명할 수 있는 경제학

기사입력 2017-10-2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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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할 수 있는 경제학

(스튜어트 카울리 지음/김후 옮김/예문아카이브/20178/284/16,000)

 

생활밀착형 경제 이슈만을 엄선한 큐레이션 경제학

세상을 움직이는 에 관한 모든 것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경제. 더 정확히 말하면 이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경제 이론이든 정책이든 간에 모두 돈과 관련된 것들이다. 우리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고 있다. ‘이야기를 하는 데 눈치 볼 까닭이 없다. 돈을 나쁘게 보건 좋게 보건 돈은 개의치 않는다. 돈은 계속 움직이면서 무조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다.

 

돈은 경제학과 자본주의의 주인공이다.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돈이 단연 인기 있는 주제인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모든 돈 이야기가 유익하거나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모르거나, 잘못 알거나, 심지어 알려고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들이 꽤 많다. 수많은 책이 나왔어도 이런 점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왜일까? 표면적인 정보만 나열했기 때문이다.

 

주식, 채권, 국제 유가 등 뉴스에 매일 나오는 것들을 보자. 코스피 지수가 얼마로 마감했고, 오르거나 내린 종목은 뭐였고,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가 심상치 않고,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이 전날 대비 몇 %가 올랐고 등등 정보는 흘러넘치는데, 정작 이런 것들이 어떤 개념과 맥락에서 움직이고 어떤 배경에 따른 결과인지 이해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주식 관련 대화를 하면서 어느 회사 것이 오른다더라, 다음 주에 신제품 발표회를 하는데 호재로 작용하지 않겠느냐 하고 아는 척을 해도 결국 ○○박사○○선생이라는 자칭 투자 귀재들의 말을 그대로 전달한 것일 뿐 그렇게 보는 이유가 무엇이냐?”라는 물음에는 답하지 못한다. 케이블 TV 금융 채널에는 이른바 금융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화면에 차트를 띄운 채 꼭지바닥이니 열심히 설명을 하지만, 그 차트가 절대로 매매 패턴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거나 말하지 않는다.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발표할 때 사용하는 계산식이 그때그때 다르다는 사실도, ‘복리의 마법이 오히려 내 돈을 앗아가는 흑마법이 된다는 사실도, 경제 성장이 에너지 소비와 채무()’에 비례한다는 사실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사정이 이러니 경제 관련 대화를 할 때 표면적인 정보 교환만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별 도움 안 되는 빈껍데기 정보 말이다.

 

컬러 일러스트와 함께 구성된 이 책은 저자의 설명 방식부터 독특하다. 가령 경제학의 주요 이론(학파)은 저자가 집에서 함께 지내는 개와 고양이, 유명한 동화 주인공 곰돌이 푸우와 호랑이 티거 등을 비유해 설명하는데, 재미있고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조금이라도 전문적인 개념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으면 어떻게든 은유를 통해 풀어가며, 주식이나 채권, 복리, 통계 등의 내용은 두루뭉술하게 서술하지 않고 아예 계산하는 과정과 결과를 보여줘서 일말의 의구심도 남기지 않는다.

 

경제 입문서이지만 기존에 이미 다른 책에서 다뤘거나 빤한 내용은 아예 언급도 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얼핏 알고 있다고 느껴도 실제로는 잘 모르는 내용 가운데 일상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제만 선별해 깊게 파고든다. “자본주의 경제학은 정말 진흙탕에서 벌어지는 개싸움인가?”, “양적 완화는 경기 불황의 만병통치약인가?”, “비전 없는 직장 때려치우고 금융 상품으로 돈을 번다면?”, “도대체 돈이란 녀석은 죄다 어디로 가 있는가?”, “국가는 어떤 식으로 파산할 수 있는가?”와 같은 질문을 통해 경제의 개념과 흐름을 꿰뚫는다.

 

앨런 그린스펀이 연방준비제도 의장일 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좋아요, 내 말을 이해한 것 같네요. 그런데 여러분이 받아들인 내용이 내가 하려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했는지는 모르겠군요.”

 

자신의 생각과 지식을 전달하는 일은 쉽지 않다.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엉뚱하게 곡해되기도 한다. 더구나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경제 지식은 단순 정보나 가공된 데이터가 아니다. 경제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요소를 차갑게 이해하고, 미시적·거시적 경제 흐름을 날카롭게 바라볼 통찰력을 키워주는 지식이다. 이 책 한 권에 그런 지식이 모두 담겨 있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고 뻔뻔한 속임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동안의 경제 마인드가 조금은 바뀔 것이다. 그것이 엄청난 변화의 시작이 될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은 독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경제의 기본 원리와 돈의 흐름을 알고 싶은 사람, 경제 뉴스 이면에 숨겨진 맥락을 이해하려는 사람, 왜곡되고 편집된 경제 정보에 속아본 사람, 21세기 자본주의의 향방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일독하기를 권한다.

 

 

책 내용 옅보기

케인스는 금융시장에 도전해 자신의 확률론을 나름대로 적용시켜봤다. 그 결과 무일푼이 됐지만 이를 통해 가장 중요한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금융 시장과 경제학은 태생적으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경제, 시장, 돈을 움직이는 주체는 조증과 울증 사이를 휘젓고 다니기 좋아하는 비합리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마치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갓난아이들로 이뤄진 군중처럼 특별한 이유 없이 어울려 몰려다니기만 한다는 사실이었다.”

- 호랑이 티거와 당나귀 이요레 : 존 메이너드 케인스중에서

 

이자율이 미래에 어떻게 변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21세기에 들어서서 나타난 바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낮은 금리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지만, 이와 함께 우리 사회는 경악할 만한 수준의 엄청난 부채를 안고 있다는 사실 또한 유념해야 한다. 예금에 관한 복리는 중요한 교훈을 전해준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이자는 시간에 비례해서 여러분의 좋은 친구가 된다는 사실이다. 예금에 적용되는 금리가 물가 상승률 이하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여러분이 보유하고 있는 예금의 실질적 가치는 계속 커지기만 할 것이다.”

- 복리_신용카드로 집을 사도 될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