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동심: 감정의 미니멀리즘

기사입력 2018-03-30 16:04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동심: 감정의 미니멀리즘

(윤서영 지음/커리어북스/2018년 1월/280쪽/13,800원)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여섯 살 나에게 배운다 

인간은 감각을 감지한 해석의 결과물로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복잡한 현대를 살며 우리는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면 감각을 감지하는 것을 멈추고, 생각의 연장선을 통해 감정을 만들어낸다. 상대방이 내게 어떤 말을 했을 때, 그 말 그대로를 인지하지 않고 그 말을 왜 했을까를 생각한다.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통한 노하우로 생각의 마무리를 지으며 감정을 만든다. 그렇게 정확하게 보지 못하고, 정확하게 듣지 못하고, 정확하게 느끼지 못하게 되면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기 힘들다.

 

이 책은 감정을 미니멀화하고, 감각을 극대화하기 위한 동심으로의 여행을 권하는 에세이집이다. 여섯 살 즈음의 나와 마흔의 내가 만나 현재 느끼는 극한의 감정을 멈추거나 최소화시키는 방법을 제시한다. 어린 시절의 나를 회상하며, 처음 겪었던 기쁨, 슬픔, 좌절, 환희 등을 되새긴다. 그러다 보면,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도 어린 시절과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든지 그것은 흘러가는 생의 일부이다. 단지, 현재의 감정을 모르는 척하거나 억지로 행복을 느끼려하지 말고 슬픔이든 분노든 내 마음이 충분하다고 느낄 때까지 그 감정을 충분히 느껴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그 감정의 일부는 사그라든다. 그렇게 사그라든 감정과 함께 어린 시절 극단으로 느꼈던 감각을 머릿속에 되새긴다. 그때의 감각을 되살려 지금의 내게 좋아하는 감각을 선물한다.

 

최근 먹방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자기계발과 경제활동에 중점을 두었던 한국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 인간의 가장 예민한 감각은 혀에 있다. 펜 필드는 ‘대뇌감각지도’를 통해 인간의 감각 중 혀가 가장 강렬한 자극을 준다고 했다. 먹방과 맛집 탐방 프로그램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자신에게 좋은 감각을 주는 것에 의미를 두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사람과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것은 자신에게 좋은 감정을 만들어주기에 최상의 조건인 셈이다.

 

이 책의 저자는 굳이 행복을 찾지 말라고 권한다. 현재의 감각을 충분히 느끼며, 그것을 통해 좋은 감정을 느끼든, 나쁜 감정을 느끼든 ‘지금, 여기!’를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슬픔도, 분노도, 기쁨도, 좌절도 모두 내 삶이다. 그렇게 지금의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여섯 살 나에게 배운다. 감정의 미니멀리즘과 감각의 극대화를 통해 건강한 나를 찾는 동심으로의 여행을 한번 떠나보면 어떨까?

 

☞ 책속 들여다보기
“모두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잠자기 전, 이불 속의 몽롱함의 힘으로 내 어린 시절로 가보는 것이다. 현재의 힘들었던 삶에서 벗어나 동심의 세계로 나를 보내보고, 그때 느꼈던 다양한 기분과 느낌 그리고 좋은 감각을 다시 경험하고 돌아오면 조금은 편안해진 나를 만날 수 있을까?”
-「동심으로의 마음여행」 중에서

 

“어떤이의 마음에는 봄이 왔다고 아기 같은 얼굴을 내미는 샛노란 개나리가 피어있고, 어떤 이의 마음에는 가을 바람에 흩날리는 흰색의 코스모스가, 어떤 이의 마음에는 봄바람의 짙은 향기를 가득 머금고 내리는 벚꽃이, 어떤 이의 마음에는 유치원 화단 아래 아주 조그맣게 피어 ‘안녕?’하고 인사하는 보라색 들꽃이 피어있다. 맡으려고 하는 사람에게만 마음의 꽃향기가 난다. 내 마음은 어떤 향기가 나는지 맡을 수 있을까?”
-「내 마음의 꽃향기는?」 중에서

 

“마흔의 내가 일곱 살의 나의 등을 쓰다듬듯이, 팔순의 내가 마흔의 나의 등을 쓸어준다. 마흔의 내 눈에서 눈물이 똑 하고 떨어진다.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일곱 살의 내가 닦아준다. 고사리같은 손이 딸아이의 손을 닮았다. 그렇게 위로받는다. 나를 가장 잘 아는 나에게서, 나를 위로받는다.”
-「미래의 나를 만나다!」 중에서​